국악방송(사장 직무대행 김은하)은 우리 소리와 전통문화를 지켜온 명인·명창들의 삶을 기록하는 라디오 특집'구술 프로젝트,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국가무형유산 영산재 전승교육사로서 전통 보존과 후학 양성에 헌신해 온봉원사 일운(一雲)스님의60년 범패 인생을 조명한다.이번특집은 오는6월1일(월)저녁9시 라디오, 6월2일(화)오전9시TV를 통해 각각 방송된다.
■14살 소년의 봉원사 입산, ‘범패’수행의 시작
일운 스님(속명 마명찬馬明燦)은1962년2월19일14세의 어린 나이로 서울 봉원사에 입산해 곧장 불교 의식 음악인 범패를 익히기 시작했다.당시 봉원사는 이월하 스님이 백년사에서 익혀온 범패를 운파·화담·송암·벽해 스님 등 젊은 스님들에게 전수하며 한국 불교 의식음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던 무렵이었다.일운 스님은이러한흐름 속에서 운파 스님에게‘상주권공’과‘각배’를,송암 스님에게‘영산’과‘짓소리’를전수받으며범패의 뼈대를 세워 나갔다.
■외항선 유혹 꺾은 은사의 일갈…일운 스님,소리의 맥을 잇다 군 복무 시절,특유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외항선 승선 기회를 얻어잠시 세속의 길을 걸을 고민하기도 했으나 은사 스님의 눈물에 마음을 돌렸다.'배우기 어려운 범패를 쓸데없이 버린다'며 아쉬워하던 은사 스님의 말을 가슴에 담고 큰절을 올린 그날부터 송암 스님문하에서 수련을 재개하며 수행자의 길을 굳게 다졌다.
■150곡 역사적 녹음부터 세미나 개최까지…구전되던 범패,학문으로 도약하다
일운 스님은 수행자에 머무르지 않고 범패 교육의 체계화와 세계화에 앞장섰다.1968년에서울대학교이혜구·성경린 선생의 주도로 전국의 어장 스님들이 봉원사에 모여3일간 약150곡을 녹음하는 역사적인 작업이 이루어졌다.이 과정에서 홋소리·안채비·짓소리·바라 등 각자의 전문 영역이 다름을 확인한 스님들은 이를 하나로 정리하기 위해 옥천범음회를 결성했다.
이후 일운 스님은2003년 봉원사 총무 재직하던 당시 사중의 반대에도 불구하고사재와 학생 모금을 통해제1회 옥천범음대학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이후 문예진흥기금을 활용해 운영을 이어갔으며,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동국대학교등 주요 대학 교수진을 초빙하면서 세미나는 점차 권위 있는 학술 행사로자리매김했다.
■‘영산재’유네스코 등재 결실 맺은 뚝심
2009년1월 봉원사 주지에 취임한 일운 스님은 같은 해9월30일,오랜 기간 준비해 온'영산재'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라는 결실을 맺었다.강릉단오제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묵묵히 추진해 온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일운 스님은60년 넘게 범패에 매진해 왔음에도 아직도 쓰지 못한 염불이 남아 있다고 고백한다.평생을 소리 수행에 바친 스님의 이 역설적인 고백은 단순한 겸손을 넘어 불교 의식음악이 지닌 끝없는 깊이를 보여준다.
일운 스님은 후학들에게는“염불을 할 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천도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임하라”며, “부모도,친구도,애인도,언젠가 다시 만날 그 사람을 위해 정성을 다할 때 비로소 염불이 살아 숨 쉰다”고 당부했다.
이번'구술 프로젝트,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일운 스님의 증언은 단순한 한 수행자의 개인사를 뛰어넘는다.이는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던 한국 불교 의식음악이 어떠한 시대적 풍파를 거치며 명맥을 잇고 외연을 확장해 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료(史料)다.전통을 지키는 것이 곧 다음 세대에 남길 가장 큰 유산임을 몸소 증명해 온 일운 스님의 여정은 범패와 영산재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 줄 것이다.
한편 국악방송 라디오는 서울·경기FM 99.1MHz를 비롯해 광주,대전,대구,부산,전주 등 전국에서 청취할 수 있다. TV채널은KT지니TV 251번, SK브로드밴드Btv 268번, LG유플러스189번, LG헬로비전174번 등 지역별 채널에서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