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가을이 불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국악방송을 듣지 않기때문에, 선생님 목소리를 들을 일이 없었는데,
며칠 전 티비를 돌려보다가, 종합편성 채널에서 젊은 국악인들의 창작곡 발표 경연에 멘토로 나오신 것을 보고 아주 반가웠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시지요?
잠시나마 티비에서 얼굴 뵙고, 목소리 들으니 참 좋습니다.
저는 요즘 국악방송 채널 자체가 우리 음악이 아니라, 사람의 말소리가 너무 많이 나와서 듣고 있지 않습니다.
가을 개편한다는 광고를 듣고 '한류'어쩌고 하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시대에 편승하려고 한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 슬프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국악산책은 매회 들을 때마다 국악특강을 듣는 것처럼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라디오 전원만 켜 놓으면, 직접 강의실에 찾아가지 않아도, 이렇게 훌륭한 음악을 멋진 해설과 함께 집에서 살림하면서, 커피한잔 마시면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니... 내가 이런 호사의 누려도 되는가... 매번 감동했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아니라면 안될 만큼 내공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유가 어쨌건 간에 한시간으로 줄었다는 것은 저에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국악방송사에서 시간을 줄였다면, 진정한 심미안이 없는 것이고,
선생님이 안되셔서 줄였다면, 마이크 앞에 앉으신 김에 조금 더 힘내주시지...하며 부탁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는 슬기둥을 통해서 국악을 알게 되어 그런가, 힘있고 유쾌한 관현악곡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국악산책을 통해, 산조니, 시조니, 수제천이니... 이제 조금 맛을 들이려고 하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다음 개편엔 국악방송에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 안하시고, 국악프로 답게... 국악스럽게... 굵직하게 억지스럽게 꾸미지 말고 밀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