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운 명인, 국악방송 ‘이달의 국악인’ 선정
□ 차부회·김종엽·박일흥 명인이 전하는 기억과 기록
(왼쪽부터) 양소운 명인, 차부회 명인, 김종엽 명인, 박일흥 명인
국악방송(사장 직무대행 김은하)은 국악의 날(6월 5일)을 기념하는 연중 특별기획 ‘이달의 국악인 : 별, 기록으로 만나다’의 12월 주인공으로, 국가무형유산 봉산탈춤 보유자 고(故) 양소운 명인(1924~2008)을 선정했다.
1924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양소운 명인은 열한 살 무렵 장양선 선생에게서 탈춤과 춤,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이후 김진명, 양희천, 문창규 등 당대 명인들로부터 서도소리, 12잡가, 배뱅이굿, 해주검무를 익혔다. 한국전쟁 후 월남하여 1958년 봉산탈춤을 재현한 것을 시작으로, 1968년 강령탈춤, 1973년 은율탈춤을 차례로 복원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받았다. 1983년에는 해주검무를 재현하는 등 황해도 예술을 남한에 뿌리내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
이번 방송에는 양소운 명인에게 배운 세 명의 제자가 출연해 스승의 삶과 예술혼을 생생하게 전한다. 국가무형유산 은율탈춤 보유자 차부회 명인과 박일흥 명인, 봉산탈춤 전승교육사 김종엽 명인이 그 주인공이다.
차부회 명인은 “어머니는 제가 탈춤하는 것을 극구 반대하셨다”며, “‘어머니는 뭐가 좋아서 평생 이거 하셨어요?’라고 물었더니 가만히 쳐다보시고는 그냥 웃으시더라”고 회상했다. “혼낼 때는 대쪽 같은 분이셨지만 제자들에게는 자상하고 정이 많으셨다”며, “쪽진 머리에 단정하게 화장하시던 그 모습이 제일 선하다. 정말 멋있는 분이셨다”고 덧붙였다.
김종엽 명인은 “40대 후반의 양소운 선생님이 작은 체구로 미얄할미춤을 추시고, 소리를 막힘없이 뽑아내시는 걸 보고 특별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천재적인 예능적 재질을 가지신 분으로, 한 치의 어김도 없이 정확하셨다”고 말했다.
박일흥 명인은 “15살 때 선생님을 처음 만나 강령탈춤과 서도소리를 배웠는데, 가정 형편상 월사금을 낼 수 없어 그만두겠다고 하자 '그냥 나와. 그냥 가르쳐 줄게'라며 무료로 가르쳐 주셨다”며, “무료로 배운 만큼 책임감이 더 막중했다. 진짜 우리 엄마 같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달의 국악인 : 별, 기록으로 만나다’는 국악방송 에프엠(FM)(수도권 99.1메가-헤르츠(MHz) 등 전국 방송)에서 매일 오전 8시 48분, 저녁 7시 24분 두 차례 방송되며, '덩더쿵' 이동통신 앱(app)을 통해서도 실시간 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