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이렇듯 야단헐제 향단이 나오면서
"아이고 마나님 어떤 놈이 들어와서 이 걱정을 허시니까?
춘향모 향단이를 가만히 보더니 "너 이년!너는 어째서 달만 밝으면 잠안 자고 화초밭 갓으로 목탁 잃은 중 다니듯 왔다 갔다 허느냐 썩 들어가거라 요년!!"춘향모와 향단이는 각각 방으로 들어가고 춘향과 도련님은 숫사람이요
춘향모도 모르게 첫날밤이 되어노니 오래 이야기헐 수도
없고 도련님 급헌 마음 우선 다짜고짜가 으뜸이었다
춘향 옆으로 바싹바싹 들어가며
중중모리)
이 애 춘향아 이리 오너라 이 애 춘향아 이 만큼 오너라 밤이 깊어간다 잠 자자
이마작된 일을 아니 오면 어쩌자고 이러느냐?"춘향은 부끄러워 아니 오랴허니
도련님 급헌 마음 뭉그적뭉그적 들어가며 "이 애 춘향아 말들어라.백년해로 헐
기약 오늘밤이 첫마수라 첫마수를 잘 붙여야 오는 행락이 좋다더라"
춘향 손을 잡을 터이나 첫날밤 신부손을 잡으면 공방살이 있다는지라
차마 손을 못 잡고 한 손으로 춘향 머리를 만지며 또 한 손으로 춘향 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부끄러 속으로 웃으며 "아이고 나는 몰라요 사또님 알으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요" "오냐 춘향아 염려 말어라 사또님은 우리 연치에 날보담 휠씬 더 허셨더란다 춘향아 염려 말어라"춘향의 허리를 안고 상하 의복을 모다 벗겨 병풍 위에 걸뜨리고 도련님도 옷을 벗고 꼭 끼고 누었으니 좋을호자가 절로 된다
벼개가 위에로 솟구치고 이불이 발치로 벗어지고 침병이 뒤쳐질제 뜬 눈으로 날을 새이니 동방이 희번히 밝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