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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예술가 / 연출 : 김성욱 / 작가 : 장지윤
월~금 | 21:00 ~ 23:00

화무지란 아리랑별곡 후기
  • 작성자무상초들녁
  • 조회수1349
  • 작성일2016.11.30
화무지란(花舞之亂)’ 춤의 꽃 같은 아름다움이 온 마당에서 펼쳐진다는 의미를 온 나라 온 국민의 소리 아리랑으로 표현하여 관동별곡, 청산별곡처럼 가사(歌辭)체 문학으로 품격을 높여 아리랑별곡(別曲)’으로 큰 제목이 붙은 20141127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농악2주년 기념 특별공연 내용이 궁금했고 기대가 넘쳤다.

 

2시간 동안의 공연이 끝나고, 제작 한국문화재재단과 한국문화의집 공연제작팀’/ 기획,연출 진옥섭’/ 출연 연희단팔산대와 김운태, 서울발레시어터, 정선아리랑 소리꾼 홍동주, 최진실’/ 안무 제임스 전’/ 음악 류찬’/ 모두에게 마냥 찬사를 보냈다. 자부심과 당당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1200석의 LG아트홀의 뜨거웠던 열기가 아직도 식지 않았다.

 

연희단팔산대의 농악소리에 서울발레시어터의 춤이 어우러져 굿판의 시작을 알리는 길놀이와 터버림을 펼쳐 보인 문 굿이 시작이었다.

 

서울발레시어터의 창작 발레 ‘Hope 각설이타령우리에게 익숙한 각설이타령과 전래민요 한 오백년을 배경으로 한국전통 정서와 해학을 발레로 표현하여 색다른 감흥을 보여 주었다.

 

일제 강점기 번안소설 장한몽(長恨夢)’이 영화와 연극으로 각색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는 이수일과 심순애를 연희단팔산대가 사물악기를 내려놓고, 개량가야금, 아쟁, 장구, 등 우리 악기 소리를 배경삼아 신파극으로 펼쳐 아련한 과거 속으로 끌어 드렸다.

 

정선 아우라지에서 서울의 마포나루까지 한강 물줄기를 타고 뗏목을 이동 시키던 떼꾼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이야기를 홍동주, 최진실의 정선아리랑 소리와 연희단팔산대의 농악이 어우러지고 서울발레시어터가 춤으로 표현해 예술의 아름다움과 삶의 애환을 새삼 일깨워준 아리랑별곡이었다.

 

1950년대 후반기에 정읍, 전주, 남원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을 유람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여성농악단의 맥을 이어 2012년 여수엑스포를 기점으로 재탄생한 유일한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의 호남우도농악 판굿 이었다. 20여명 여성과 단 한명의 6살 남자 어린애가 허공을 수놓는 채상모 하얀 줄의 너울거림과 몸을 솟구쳐 도는 자반뒤집기의 오묘함, 쉼 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농악 가락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여러 가지 대열의 짜임과 흩어짐의 아름다움으로 황홀과 흥분을 마음껏 발산시킨 오채질굿과 오방진이었다.

 

20여년의 역사와 1000회 넘는 공연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민간 직업 발레단의 표상, 서울발레시어터가 전통발레 상식을 뛰어넘어 춤과 연극을 하나로 묶어버린 현대 창작발레 도시의 불빛은 대부분의 관객에게 발레의 모습을 재탄생 시켰고 고정 관념을 깨뜨렸다. 현대 무대예술의 극치 조명과 어우러진 일어서기, 걷기, 발 들기, 돌기, 도약의 자유로움은 무대와 허공에 강렬한 선을 그었고 몸이 표현하는 기술은 감탄과 감동의 집합체 이었다.

 

 

채상소고춤 김운태한 평생 광대로 살아온 세월의 무게를 작은 소고 하나에 담아 하늘을 날았다. 자반뒤집기로 허공에 몸을 띄워 뒤집고는 돌고 또 도는 두루거리의 화려함, 바닥을 차고 솟아오르는 솟은 버꾸 머리 위에서 수를 놓던 채상모의 아름다움, 풍뎅이가 마당을 쓸듯 맴돌던 연풍대의 현란함, 인간이 표현해내는 기예의 극치가 살아 숨 쉬었다. 여기에 뚝뚝 떨어지던 땀방울, 버거웠던 힘이 담긴 미소가 함께 어울린 황홀함이었다.

 

농악대 전원이 오른편으로 돌고 나서 앞쪽을 벌려 자 모양으로 늘어서서 하는 놀이 당산벌림을 서울발레시어터와 연희단팔산대가 함께 화무지란 아리랑별곡끝을 장식하자, 관객들은즐거움과 기쁨의 무거운 여운(餘韻)에 눌려 쉬 자리를 일어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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